소비자 '환영' vs 상인 '글쎄' vs 근로자 '속앓이'
"낙수효과 기대...대형마트-전통시장 '온라인 유통업' 상대로 경쟁력 제고해야"
"낙수효과 기대...대형마트-전통시장 '온라인 유통업' 상대로 경쟁력 제고해야"
코스트코 양재점을 제외한 이마트, 롯데마트 등 서울 서초구 대형마트들이 오늘(28일)부터 일요일에도 정상 영업을 합니다.
기존 둘째, 넷째주 일요일이라는 의무 휴업일을 수요일로 변경했기 때문인데요.
이미 대구와 청주에서는 마트 휴무일이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뀌어 변경되고 있지만, 서울 자치구에서는 처음인만큼 앞으로 얼마나 확대될지도 관심이죠.
MBN [인기척]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봤습니다.
↑ 롯데마트 서초점이 오늘(28일)부터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수요일로 변경했다. / 사진=김혜균 인턴기자 |
오늘(28일) 오전 롯데마트 서초점.
다소 한산했던 매장은 점심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장보기 겸 외식을 하러 온 가족들과 직장인 등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평일에도 마트를 자주 이용할 수 있는 근거리 주민들을 제외하고, 상당수 시민들은 일요일 정상 영업을 대체로 반겼습니다.
마트에서 만난 39살 이 모씨는 "의무 휴업일이 평일로 바뀌었다"는 소식에 찾았다며 "주말 따로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가족들과 장 보기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좋다"고 했습니다.
35살 정 모씨도 "매주 교회에 갔다가 귀갓길에 장을 보곤 했는데, 마트가 쉴 때마다 다른 마트를 가야 해서 번거로웠다"면서 "이젠 편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 롯데마트 서초점 식자재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 사진=김혜균 인턴기자 |
반면 마트 인근 상인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롯데마트 서초점 약 6분 거리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봉남(61)씨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공휴일이었을 때도 손님이 더 찾아오지는 않았다"고 했습니다.
김 씨는 주말, 공휴일에도 영업하지만 반사이익을 누린 적은 없었다며 "손님들은 대형마트 휴무일에 근처 백화점으로 가거나 쿠팡 같은 인터넷 상거래를 이용한 지 오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자 상거래, 대형마트 배달 등 비대면 거래에 익숙한 만큼 대형마트 휴무일이 평일로 바뀐다고 해도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적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일요일 휴식 대신 근로를 하는 마트 노동자들은 어떨까요.
마트 측은 인기척 취재에 공식 입장을 내놓는데 부담스러워했습니다.
대부분 가족들과의 일정을 그동안 둘째, 넷째주 일요일에 잡아왔던 마트 근로자들은 갑자기 변경된 휴무일에 난감해 하는 분위기도 읽힙니다.
개인 휴무일을 마트가 바쁜 일요일에 내는 건, 사실 다소 눈치가 보이기 때문인데요.
이처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관련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반응이 엇갈리며 졸속 결정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규제는 전통 시장 등 골목 상권 보호 등을 이유로 도입됐지만 그동한 효과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던 중 최근 폐지 방향으로 가는 모양새입니다.
서초구에 이어 동대문구도 다음 달 부터 매달 둘째, 넷째주 수요일에 휴업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숙명여대 경영학과 서용구 교수는 "주말에 대형마트로 유입되는 인구가 많은 만큼, 중소 자영업자들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온라인 유통업이 성장한 시점에서 대형마트와 중소 유통업체는 '오프라인' 시장에서 같은 편으로 상생해 경쟁력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마트 근로자들의 경우 평일이나 주말에 쉬는 것 모두 근로시간은 결과적으로 동일하겠지만, 개인 휴무일을 쓰는 등의 문제는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사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